About Time(2013)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그래서 더 여유 있을 때 찬찬히 봐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보고 나서 여러 가지로 놀랐는데

우선은 영국의 유머코드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점, 그리고 이 영화가 단순한 Rom-Com은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사실 팀과 메리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굉장히 압축적으로 그려졌고

(이를테면 루퍼트라는 새남친을 떼어내기 위해 팀이 과거로 돌아가 메리와 함께하는 식사씬에서

그런 대화를 하고 어떻게 메리는 팀이 좋아진거지..?라는 의문을 금할 수 없었다)

결혼까지도 매우 일사천리로 진행되어서 이 영화가 후반부에서는 무얼 얘기하려고 할지 굉장히 궁금했는데 (대부분의 로맨스 영화는 사랑에 골인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여동생인 킷캣의 문제와 아버지의 암 발병 그리고 죽음 등이 그려지는 장면을 보면서

이 영화는 찰나의 사랑이 아닌 인생 전체에 대해 말하고 싶어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기 전으로 돌아가면 현재의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로 바뀌어버리기 때문에

메리가 셋째를 갖자고 하는 순간 이제 영원히 아버지와는 안녕임을 깨닫고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팀..

그리고 돌아간 과거에서 탁구경기 우승 선물로 키스를 해드리겠다는 팀의 말에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아채는 아버지를 보며, 진부한 말이지만 행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평소에는 잊고 산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것.. 좋은 직업, 아름다운 외모, 멋진 애인. 어쩌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 모를 '완벽한' 무엇을  남루한 내 일상과 비교하고 또 비교하는 일.. 그러면서 행복을 꿈꾸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

그리고 영화는 이러한 교훈에 충실한 팀의 내레이션으로 끝을 맺는다. 아버지는 평범하게 똑같은 일상을 두번 살면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고 했지만, 자신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제 시간 여행을 더이상 하지 않는다고. 모두가 시간여행자로서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사실 난 처음에도,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난 뒤로도 한동안 팀의 시간여행 능력이 매우 부러웠지만, 내 성격상 아마 그렇게 되면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늘 과거를 완벽하게 올바르게 바로 잡는 일에 모든 시간을 소비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일상, 특별할 것 없는 매일을 소중하게 대해야지. 지나고 나면 행복인 것을 깨닫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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